다카하시 사야하 | '운동'과 '제작'을 가로막는 벽 앞에 서서──Sculpture Center Tokyo '하라구치 노리유키 Model/Reflection'전에서
요약
본 기고문은 2025년 5월에 개관한 Sculpture Center Tokyo의 개관 기념전인 하라구치 노리유키(1946–2020)의 'Model/Reflection'전을 비평한다. 필자는 전시의 메인 비주얼로 사용된 하라구치의 초상에서 근대적인 '남성 예술가'의 도상을 연상하며, 전후 조각가들이 사진과 어떻게 관계 맺어왔는지 논한다. 이 전시는 하라구치의 작업을 통상적인 '모노하'의 틀에서 벗어나, 미술 평론가 구로세 요헤이가 제시한 '모델 사상'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재평가하려는 시도이다. 구로세는 하라구치의 모델 제작을 격화되는 학생 운동의 한가운데서도 직접적인 활동과는 거리를 두고 '이 세계에 접근하려는' 투쟁의 흔적으로 포착하며 낭만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필자는 구로세의 기획이 하라구치의 정치적 모호함이나 남성성을 비판적으로 포착하기보다는, 오히려 지배적인 남성 작가상의 자기애적 반향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필자는 큐레이터가 사회적 정보(예: 구로세와 관련된 성희롱 소송 등)를 무시해서는 안 되며, 작가의 '제작'과 사회적 행위 사이의 벽은 애초에 열려 있으므로,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출처:artscape)